엊그제 !
내년이면 경로우대 대열에 합류하게되는 아내인 각시의 생일이다.
우리부부는 벌써 오래전부터 생일엔 생일을 맞은 사람이 점심을 사기로 합의를 보았다.
합의라기보다는 아내의 일방적 제안에 따르게 되었다는게 맞는 표현이겠다.
그래도 못내 서운해서 케잌과 간단한 꽃을 몰래나가 주문하고 아침에 배달을 받곤 했더랬는데
그 때마다 어째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는 핀잔에 몇해전부터는 그도 그만 두었다.
어찌되었거나 만 64회 생일의 주인공 각시가 누군가에게서 들었다며
국립공원 계룡산의 동학사쪽 입구에 새로이 문을 연 Cafe "La Luce(라루체)"로향한다.
얼마전부터 지나면서 어울리지 않는 건물이 들어섰다는 느낌으로 보면서 지나다녔던 곳이다.
주차를 하고는 두리번 거리며 들어선다.
음식은 아직 냄새도 맡기 전,
건물 안에는 발도 들여놓기 전,
동쪽으로 보이는 산 마루
그렇다.
계룡산 장군봉이다.
게룡산 중에서도 마음에 드는 봉우리들 중 하나인 장군봉
대전 현충원 쪽에서 들어오다가
게룡산의 관문처럼 버티고 선 삽재라는 고개에 올라서면서 병풍처럼 다가서는 장군봉의 빼어난 경관만큼은 아니어도
이 경관만으로도 이 음식점은 합격점을 주고싶어진다.
안으로 들어서 자리를 안내받아 앉으면서 그 산마루를 연신 흘금거린다.
창밖으로는 시야가 장군봉 산마루에 닿기전 또하나의 인공 구조물에 꽂힌다.
수영장이라기엔 무엇하지만 제법 큰 욕조같은 크기의 풀장에 맑은 물이 찰랑대고있다.
우선 시원한 느낌을 받는다.
파란빛깔과 초록빛깔 !
음식은 맛이 좀 모자라도 좋겠다.
오늘의 호스트
각시가 열심히 공부를 한다.
공부가 대충 끝났는지 음식을 주문한다.
나, 혁시는 똑딱이 들고 왔다리 갔다리....
올해 이른 봄이다.
발에 골절상을 입고 2주 동안이나 입원을 하며 치료를 받았고
퇴원하고도 또 2주를 통원치료를 받았더란다.
입원하고 있는 동안에 미국에서 여동생내외가 다녀갔는데 만나지도 못했다.
지금은 통깁스를 풀고 반깁스를 해주어 집에서는 풀고있고
외출을 한다거나 좀 많이 움직일 때엔 반깁스를 착용한다.
(위 사진의 노란색 화살표 참조)
처음엔 잘 참더니 나중에 통원치료를 받으면서는 많이 힘들어했다.
혼자도 갔다가, 자칭 보호자역의 남편인 나와 함께도 갔다했는데
다친 사람들이 어찌 그리도 많은지, 그에따라 기다리는 시간도 그렇게나 길고...
참고로 다치는데 나는 손도 대지 않았슴.
"밭에 좀 나오지 말라고, 말라고..." 빌어 붙이는데도
어느사이에 호박밭에 들어갔다가 그만 ...
올해 초반 고생한 흔적이 얼굴에서도 보인다.
"각시!
애 많이 썼어요.
얼른 훌훌 털고 일어나 가끔씩이라도 함께 나들이를해요."
오늘의 메인인 연어스테이크와 파스타
위의 연어스테이크는 나이프와 포크를 드는 식사를 즐기지 않는 나이지만 그림만으로도 알 수 있겠는데,
문제는 아래의 봉골레(Vongole)파스타
봉골레는 이탈리아어로 조개를 뜻하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파스타는 온전히 조개로 맛을 내야한단다.
물론 더 강한 맛을 위해 이런저런 재료가 들어가기도하지만...
종류가 무수히 많은 파스타이기에 이름도 이상하고 하여 알아보았다.
어쨋든 우리말의 봉걸레라는 단어는 떠올리지 말아야겠다.
ㅋ
알콜은
레드도 화이트도
아무것도 시키지 않았지만
스프나 이런저런 소소한 것들이 더 나왔다.
이것만으로도 나에게는 과분하지...
작년 미국에서 잠시 다니러왔던 여동생이
삼성동 코엑스 옆의 인터콘티넨탈호텔의 뷔페식당에서 사준 음식의 1인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동생이 나를 볼 때마다 노래처럼 하는 이야기가
몸에 좋은거 많이 먹으라는 이야기인데
이정도면 된건지 모르겠다.
언제 다시 한국에 나오면 한번 안내를 하기로 다짐을 해본다.
혜원아! 기대해도 좋을꺼야.
ㅋ
점입가경이라했던가.
각시의 권유로 앉은 테이블에서 각도를 좀 틀었는데
야외테이블의 유리판에 비친 장군봉 산마루!
따봉이다.
굿이다.
그래서 사진은 발품에서 나온다했나보다.
물론 사진 솜씨가 영 아니어서 실망스럽기는 하지만말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면서 본 출입구 쪽 홀의 모습도 담아본다.
음식 잘 얻어먹고
좋은 경치보고
오늘도 좋은 하루!
집에있는 나에게 문자로 고통을 호소했던 내용인데
왠지 보관을 해놓아야할 것 같아 카메라로 촬영을 해서 PC에 저장을 해두었던 것,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는 오탈자 확인도 아니하고 보낸 걸 보면 알수있겠고...
참고로 멀리서보는 장군봉이 아닌
장군봉에 올라서 보는 모습을 두컷 올려본다.
위 사진은 날짜가 표시가 되어있스니 10년전 봄임을 알겠고
아래는 5년전인 2013년 가을 혼자 얼랐슬 때의 모습이다.
멀리서보는 모습과는 느낌이 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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